관리자의 경력정체 현상과 관리방안
1. 경력정체란?
경력정체는 기업 내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오늘날 경력정체에 대한 두려움은 조직 안에 가장 널리 퍼져있는 스트레스 중 하나이다.
경력정체에 대한 정의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주요 개념 정의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가까운 시일 내에 수준 높은 업무로의 향상이나 승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Ference, Stoner & Warren, 1977)
- 현재의 직위에서의 재직기간이 과도하게 장기화되어 미래의 경력이동의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경우(Veiga, 1983)
- 자신의 책임의 양이나 중요도가 자신의 위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Feldman & Weitz, 1988)
- 개인이 자신의 미래 경력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판단(Chao, 1990)
- 개인의 승진에 대한 열망 정도에 자신의 상황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Tremblay & Roger, 1993)
- 더 이상 승진이나 책임감이 증가하지 못하는 경우(Steven & Dravoh, 1994)
여러 학자들이 경력정체에 대해 정의내리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볼 때 승진의 가능성이 감소하거나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시점을 경력정체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2. 경력단계
IMF관리체제를 지나면서 한국에서 45세 정년을 의미하는‘사오정’이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단어는 기업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상대적으로 해고가 자유로워지면서 45세 이상 회사에 잔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의미있는 사실은 한국의 ‘사오정’과 유사한 주장이 1976년에 Hall이라는 학자에 의해 서구에서 제기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Hall은 경력단계를 4단계로 구분한 뒤, 45세가 되면 경력성장의 위기를 맞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시기를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경력성공이 좌우되며, 이 시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경력이 정체되거나 쇠퇴할 수밖에 없다.

3. 정체된 관리자의 유형
경력이 정체된 관리자를 현실인식과 행동유형의 두 차원으로 분류하여 보면 <그림 2>와 같다. 여기서 현실인식이란 자신이 경력정체되어 있다는 현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지, 그리고 왜 정체되었는지를 잘 알고 있는지의 정도를 말한다. 자신이 경력정체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정체의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에서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자신이 왜 만년과장인지, 만년부장인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행동유형은 현재의 부정적인 내 모습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방법을 말한다. 능동적인 행동유형은 보다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유형이며, 수동적인 행동유형은 타인에 의존하거나 조직에 대해 저항하는 형태로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유형이다.경력정체 관리자(plateaued manager)의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절망형(depressed manager)은 자신의 경력정체 현실을 의도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정체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체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노력도 소극적이다. 이러한 유형의 관리자는 현실안주형으로, 가늘고 길게 조직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 회사생활을 연명하는 데 그 의의를 두며, 때로는 부하나 동료들에게 무능력자로 인식되기도 한다.
둘째, 성과미달형(underachieving manager)은 자신이 경력정체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고, 그 이유도 잘 알고 있다.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 직무의 변화, 개인의 역량 부족 등 다양하다. 성과미달형 정체된 관리자는 자신이 승진되지 못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그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즉 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이나 조직 내 역할 전환을 위한 시도, 혹은 조직적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 제안 등 경력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 유형의 관리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조직 내 생존에만 관심을 가질 뿐 조직성과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이들에 대해 기업은 새로운 역할부여와 역량 강화, 조직의 구조적 문제 개선 등의 관리적 조치를 통해 조직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방어형(defensive manager)은 현재의 경력정체 현상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타인 혹은 조직 때문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서“나는 능력과 성과가 높은데 조직의 평가시스템이 불공정하여 경력정체 되었다”고 믿는 관리자이다. 이들은 조직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어서 조직에 비협조적이고 자주 저항한다. 이 유형을 ‘분풀이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유형의 관리자를 골칫거리 혹은 문제아로 여길 수 있으나, 이들 역시 조직구성원이고 이들의 협조를 통해서 더 높은 조직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그들의 주장의 타당성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넷째, 이상형(constructive manager)은‘건설형’이라고도 하는데, 정체된 관리자가 자신이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고 있다면 이 유형에 속한다. 이상형의 정체된 관리자는 경력정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부족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남다른 자기개발 노력을 한다거나 조직 내 새로운 직무역할을 수행한다거나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멘토링과 코칭 역할을 수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은 이 유형의 관리자가 수행한 경력정체 극복노력과 성과에 대하여 평가하고 보상함으로써 다른 정체된 관리자들의 긍정적 역할모형(role model)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4. 경력정체의 원인과 관리방안
경력정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는 조직이 거대하고 성장발전이 늦어서 개인의 경력경로나 승진 등에 정체를 가져오는 조직사적인 요인이며, 두번째는 개인의 지식과 능력 및 성과가 저조하여 조직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결혼, 새 식구의 탄생 등에서 오는 사회적 역할 증대 및 갈등과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의해 경력정체가 오는 지극히 개인사적 요인이다.
경력정체를 지각하지 않는 관리자들은 상대적으로 업무자율성, 피드백, 기술다양성, 과업수행능력이 뛰어난 데 반해, 경력정체를 지각하는 관리자의 부정적인 반응은 사기와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며 조직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경력정체관리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데 그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동기부여 직무의 강화이다. 경력정체 관리자에 대해 기업은 프로젝트팀과 같은 새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경력에 대한 의욕을 갖게 한다든지, 직무확대와 직무충실화 등의 과업재설계를 통하여 이러한 불만감을 다소나마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의 소질과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여 업무배치 및 할당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외재적 보상의 강화이다. 보상수준의 적정성과 보상체계의 공정성 등을 재평가하여 혹시 보상관리의 문제 때문에 승진욕구가 낮은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조직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다. 때로는 능력 있는 관리자가 조직의 T/O관리 실패로 인하여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경력사다리(career ladder)의 활용이나 승진적체현상의 개선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넷째, 퇴직관리를 통해 정체된 관리자의 퇴직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전직지원제도(outplacement program)나 조기퇴직 프로그램(early retirement program) 등 퇴직자를 지원할 수 있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현재 조직 내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경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퇴직관리를 보다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