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R 기업실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한 활기찬 조직만들기
1.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그리고 사람과 조직의 만남
기업경영활동의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 혹은 조직과 조직 그리고 사람과 조직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즉, 경영과 관리 활동이 이러한 관계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는 커뮤니케이션이 개입하게 된다. 지시와 통제, 명령과 협의 등 조직을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인 수단이다.
최근 스킨십 경영이다, 현장경영이다 하면서 최고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이 조직구성원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면서 조직의 비전이나 전략을 공유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는 일방적인 지시나 발표 위주의 경영활동이 아니라 경영진의 의도와 고민, 구성원에 대한 배려 등을 담은 열린 경영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IT기술을 이용한 전자결재시스템의 도입, 지식경영 시스템, 이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등을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지고 있거나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러한 첨단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도 개인간, 조직간 그리고 개인과 조직간 서로에 대한 인정과 배려 등 정서와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은 무미건조한 활동일 뿐이며 메마른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만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정보전달이라는 도구적 차원이 아니라 조직간 불신이나 사람 사이의 오해 등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 조직의 응집력을 강화시키고, 정보와 비전, 전략과 목표 등의 공유를 통해 업무추진을 원활하게 하는 등 활기찬 조직만들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2. 커뮤니케이션의 유형과 활용
커뮤니케이션의 일반적인 모델은 <그림 1>과 같다. 물론 각 과정별로 잡음(noise)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잡음은‘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요소’로 이를 줄이거나 제거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는 ‘매체’단계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높다. 대면, 전화, 집단토의, 화상회의, 각종 매뉴얼과 규정집, 이메일, 사내방송 등이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나 채널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데에 주력한다. 물론 전달의 경로도 중요하다. 하지만, 매체에서의 잡음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다른 단계들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오히려 수신자의 해석이나 전달자의 전달의도, 표현방법 등 상징과 부호화 단계에서의 왜곡과 오해 등 잡음이 더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것은 명확한 전달의도와 배경과 상황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많은 조직, 특히 거대조직에서는 전달자의 불분명하고 명확하지 못한 전달을 전달자의 표정이나 언어 등을 해석하여 판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른바 윗분의 의도(혹은 심중)를 잘 읽고 파악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자칫하면 조직의 목적이나 성과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대인간 커뮤니케이션(interpersonal communication), 조직차원의 커뮤니케이션(organizational communication)으로 나누거나, 공식적 커뮤니케이션(formal communication)과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informal communication)으로 대별하기도 한다. 또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대각선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먼저 대인간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두, 기록,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커뮤니케이션 당사자간의 사회적 지위와 조직 내의 계층상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 등 사회적 요인과 상하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하급자가 상급자의 처음 꺼낸 말이라든가, 상급자의 관심사항 등 시그널(의중)에 영향을 받아 거기에서 해석이 머무는 등의 수신자 지각 요인이 있으며, 조직구조의 공식화 정도 등 조직구조적 요인이 있다. 특히, 조직구조적 요인은 커뮤니케이션의 생명인 신속성과 정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조직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은 회의 등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회식 등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때의 커뮤니케이션 경로에 따라 수직적, 수평적, 대각선 커뮤니케이션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으로는 제안제도, 보고 등이 있다. 사실 Bottom-up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은 하급자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현장경험을 통한 실무적인 아이디어의 창출이라는 목적을 갖는다. 이는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기 일쑤다. 특히, 보고의 경우 상사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선호하는 등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의 기대효과가 왜곡되는 현상이 벌어지기 쉽다. 이로 인해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은 중요성에 비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향식 커뮤니케이션은 업무지시, 전달사항, 회사간행물, 각종 제도 안내서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명령의 일원화나 책임과 권한의 명확화 등을 목적으로 자주 활용된다.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은 루머와 일상적인 잡담을 포함하는 것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사이동에 관한 소문이나 이야기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경우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들은 조직의 변화 필요성을 경고하거나 조직문화에 대한 매개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조직에서는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루머와 가십이 만연한 조직의 분위기는 성과지향적이고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우수한 인재가 조직을 떠나게 되며, 조직이 침체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조직간, 개인간 불신이 항상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3.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노사관계
HR의 여러 활동들은 주로 인재를 확보하고 채용하고 개발하고 활용, 보상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하나의 시스템이고 기능들이다. 이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HR활동들의 원활함을 위한 전략적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보면 HR활동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못하고 노사간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노사관계가 안정된 기업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활발하다. 활발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다양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나 사보를 만들고 있지만 조직 구성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따라 사보의 분위기나 내용이 다르다. 조직구성원이 처한 위치나 상황과는 거리가 먼 경영진의 의지와 방침만을 담은 천편일률적인 내용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도 커뮤니케이션으로서는 유효하지 못하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사간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러한 마음의 공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열린경영과 투명경영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는 경영설명회, 노사협의회, 각종 조회, 사내소식지, 인트라넷, 홈페이지의 경영정보, 각종 간담회, 호프데이, 고충처리 등이 있다. 많은 기업에서 동일한 활동을 수행하더라도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양한 채널과 메시지가 일관성과 목적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성과와 실적을 자랑스럽게 공시하면서도 회사 내부에는 다른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인 취지와 목적을 충분히 인지하여 접근해야만 노사간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협력하는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마음을 담은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함 그리고 일관된 메시지의 전달은 노사를 이해관계의 대립자가 아니라 이해관계의 동반자로 만들어간다.
4.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중요성
이제는 커뮤니케이션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활동이 아니며, 서로의 마음을 실어 정보를 주고받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의 마음을 담아 정보를 주고받는 활동으로 상호간의 이해와 협력을 높이는 생동감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이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하고 활동을 위한 활동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은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고 대화를 통한 이해 증진과 신뢰구축이 가장 큰 목적이다. 조직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은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제 커뮤니케이션도 수단이라는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 올바른 정보의 전달을 통한 활기찬 조직을 만들고 구성원들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보다 전략적인 경영도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HR담당자들은 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한 이벤트로 여기거나 커뮤니케이션 수단 개발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본질을 꿰뚫는 보다 높은 안목과 전략적 사고를 길러야 할 것이다.
출처 : 월간 노동법률 - 2005년 9월호 (통권 제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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